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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문화재]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전”

by PEOPLE 2NATURE 2015. 8. 30.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전”

 

 


기간: 상설전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요금 :무료

 


한국화의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어 온천경자 화백(千鏡子, 1924~ )의 작품 93점을 기증받은 서울시립미술관은

그동안 32점을 전시하고 나머지를 보관해 오다 전시 작품을 교체했다.

대표작인 ‘생태’를 비롯해 최근 수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여인들’ ‘바다의 찬가’ ‘황혼의 통곡’ 등이 전시되었다.
전시는 자전적(自傳的)인 성격을 가지는 작가의 작품 전반에 대한 자기고백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드로잉’, ‘자유로운 여자’라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전시 내용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내 온몸 구석구석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있나 봐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아요.”

자화상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와

해외여행지에서 본 이국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자마이카의 여인곡예사>(1989)와 같은 작품으로 구성된

섹션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에는 작가가 결코 벗어날 수 없었던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린 다양한 모습의 여인들이 자리한다.

작품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짙은 한의 정서는 천경자에게 있어 슬프지만 달콤한, 인생으로서의 매력이었다.

작가의 분신이기도 한 그림 속 여인들의 모습에서 ‘달콤한 한’이 깃든 그녀의 인생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종이에 채색

43.5x36cm

1977

 

 


천경자 "여인의 시Ⅱ"

종이에 채색

60x44.5cm

1985

 

천경자 "자마이카의 여인 곡예사"

종이에 채색

40x31.5cm

1989



환상의 드라마
“작품은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고, 미래세계를 상상하며 오늘의 꿈을 담은 한 폭의 드라마들”


‘환상의 드라마’ 섹션은 작가의 꿈과 환상, 동경의 세계를 표현한 자전적 성격의 채색화 작품으로 구성된다.

젊은 시절의 지독한 가난과 사랑의 상처로 인한 뼈아픈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그렸던

천경자의 대표작 <생태>(1951)로부터

안정된 생활의 행복감이 깃든 화사한 파스텔 색조의 그룹 인물화 <여인들>(1964),

그리고 말년의 고독이 느껴지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대작 <환상여행>(1995), <황혼의 통곡>(1995)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추억과 오늘의 꿈, 미래에 대한 상상을 형상화한 작품들로 구성된

이 섹션은 시기에 따른 작가의 감정 변화가 녹아든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천경자 "생태"

종이에 채색

51.5x87cm 

1951

 

 

 

천경자 "여인들"

종이에 채색

106.5x122cm

1964

 

 

 

천경자 "황혼의 통곡"

종이에 채색

96x129cm

1995

 

 


드로잉

‘드로잉’ 섹션은 화려한 채색화가로 잘 알려져 있는 천경자의 색다른 모습을 조명한다.

작가는 하나의 선을 그을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과 추억이 되살아나 그림 그리는 것이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처럼 한없이 즐거웠다고 말한다.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빠른 선으로 그려낸 드로잉 작품과 <

생태>의 스케치 과정을 가늠해볼 수 있는 <뱀 스케치>(연도미상),

남태평양 여행지에서 그린 자화상 <아피아시호텔에서>(1969)와 같은 작품들에서

순간을 포착한 선의 생동감과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

 

천경자 "뱀 스케치"

종이에 채색

37.5x27cm

연도미상

 


천경자 "아피아시 호텔에서"

종이에 사인펜

35x27cm

1969

 


자유로운 여자

‘자유로운 여자’ 섹션은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1984)를 포함한 다수의 수필집과

천경자 작품에 대한 대중적인 인기를 불러온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9),

해외 스케치여행의 과정을 그림과 함께 담아낸 『아프리카 기행화문집』(1974) 등의 출판물을 선보인다.

글 쓰는 일은 작가에게 맺힌 한을 풀어내기 위한 일종의 ‘푸닥거리’와도 같은 것이었으며,

그가 남긴 많은 책들은 당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를 만큼 그림 못지않은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다.

문학과 미술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문학예술인 천경자’가 들려주는 감각적이면서도 솔직한 언어 속에

삶과 예술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열정이 녹아난다.


 


천경자 ‘그라나다 두 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