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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중부이북

용봉산 /충남 홍성('06.6.25)

by PEOPLE 2NATURE 2006. 6. 26.

 

 

한국의 산하에 올린 산행기는 아래를 click 하세요

한국의 산하 (용봉산 - 창원51)


산행일자 : 2006년 6월 25일 (일요일 )

참가자 : 창원51z + 서울51 회원 42명

날씨 : 흐림


 

산행코스 :

용봉사입구 매표소 ~ 용봉사 ~ 전망대 ~ 악귀봉 ~ 노적봉 ~ 용봉산 정상(381m) ~ 최영장군활터 ~ 매표소 (원점회귀)

산행 시간 : 약 2시간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경치를 어떻게 즐기느냐에 달렸다)

 

코스 특징

이번 산행은 친목 나들이 겸 산행으로 용봉산은 경치 감상만을 위한 짧은 코스로 잡았다. 제대로 산행을 하려면 용봉산~수암산 또는 덕숭산까지 가는 장거리 코스를  택해야 할 것이나 (일송과 일영님 산행기 참조),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여유로운 산행이 목적이라면 이 코스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들머리는 용봉초교 쪽이나 용봉사입구 쪽 어디로 하더라도 2~3시간이면 충분하고, 어느 방향에서 올라가더라도 용봉산의 기묘한 봉우리와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용봉산 개관

용봉산(龍鳳山) 이름은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듯한 형상인데서 유래했다.
높이 381m로 큰 산은 아니며 험하지도 않으나 산 전체가 기묘한 바위와 봉우리로 이루어져 충남의 금강산이라 불릴만큼 아름답다. 정상까지 산행하는동안 수백장의 한국화를 보듯 시 시각각으로 풍경이 바뀌는 것이 용봉산의 특징이다.

남방향 중턱과 서편산록에 완만한 경사가 길게 펼쳐져 있고 요소요소에 소나무 군락이 자연 발생적으로 있 으며, 장군바위 등 절경과 백제 때 고찰인 용봉사와 보물 제355호인 마애석불 을 비롯한 문 화재가 곳곳마다 산재한다.

용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예산의 덕숭산(수덕사), 서산의 가야산, 예당 평야의 시원한 경치도 일품이다.(관광공사)


용봉산 산행로 개념도 (그림 누르면 확대)

 

 


 산행 후기


1. 2시간 산행을 위해 충남 홍성으로...

 

오랜만에 서울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산행겸 여행을 떠났다.
이 모임은 산악회라고는 하나, 어쩌다 한번씩 산에 가는 친구들도 많아
높은 산이나 장거리 산행을 가면 참여율이 떨어진단다.
하기야 나도 전에는 그랬으니...

 

그래도 그렇지,
381m의 낮으막한 산을 가기위해 두시간 이상 걸리는 먼 길을 간다니... 
썩 내키지는 않으나 혼자 있어야 하는 주말이라 친구따라 강남가는 셈치고 동행했다.


 

그런데 그 낮은 산이 "한국의 산하" 100대 인기산에 들어간단다. (아슬아슬하게 99번째)
또 "충남의 금강산" 이라고 할 만큼 암릉과 산세가 아름다운 산이라니..
도대체 어떤 산일까 궁금해 지기도 한다.

 

용봉산이라는 이름이 꽤 귀에 익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 "용봉탕" 때문이었구나..
용봉탕은 "용"에 해당하는 자라나 잉어와 "봉"에 해당하는 닭을 함께 끓인 거라고 하는데
용봉산은 산세가 "용의 몸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 모습"이라나...

 

여하간 7시 45분쯤 양재역을 출발....

 


2. 오랜만의 대절버스 여행

 

중늙은이 40여명이 탄 버스는 처음 가보는 서해대교를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로 간다.


 

버스 안에는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로 활기를 띤다.

부부가 같이 가는 축은 오랜만에 교외 나들이 기분을 내고


남자만 혼자가는 축은 소싯적 이야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농담...
또 강남 집값부터 동네북이 되어 버린 요즘 정치 이야기 등등...

 

그리고, 간간이 모르는 친구들이 었어 어색한 인사도 나눈다.
특히 촌에서 올라온 나는...
사실 한 30년도 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도 있으니 이름과 얼굴이 따로 논다.
그래도 말 걸기가 조심스럽다. .
"나는 누구인데, 너 혹시 ....."  
그러면 잽싸게 이름을 말해준다, 좀 덜 미안하도록...

 

문득 한 40년전 수학여행 갈 때가 생각난다.

참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그때는 똑같이 까까머리 천방지축 뛰어 다니던 아이들었는데...
반백에 대머리가 되도록 다들 무얼하며 살아 왔는지,
하고싶었던 것을 좀 이루기나 했는지?
아마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뛰어 다녔겠지...

멍하니 차창을 내다보며 상념에 잠긴다.

그러다가 잠깐 졸다보니 들머리에 도착 했단다.


 


3. 용봉사 입구에서 산행 출발

 

10시쯤 되어 오늘의 들머리인 용봉사 입구 매표소에 도착...
용봉초교에서 산행을 출발하기도 하지만, 이쪽 길도 좋단다.

 

들머리에서 조금 올라가니 용봉사라는 조그만 절이 나온다.
절의 역사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모양이다.

새로 지은 일주문을 보니, 오래된 절이라고 누군가 돈 많은 양반이 절을 또 크게 중건할지도 모르겠군.

 

곰곰히 생각해보면, 신라, 고려 때까지 크고 작은 절들이 전국에 얼마나 많았던가.
역사가 오래되어 영험이 있을 거라고, 그 많은 절터를 모두 복원하다보면
경치좋은 산간에는 모두 절이 들어설 게 아닌가?
도심에는 구석구석 교회당, 산에는 구석구석 절...

 

 

 

용봉사 일주문

 

 

용봉사 대웅전

 

 


4. 과연 충남의 금강산이로구나...

 

용봉산은 소문이 헛되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특히 송림과 암릉의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설악산이나 금강산처럼 뾰족한 봉우리나 수백길 높이의 암벽으로 위엄을 뽐내지 않지만,
그래도, 400m도 안되는 높이에 치장할 것은 다했다.

 

병풍같은 암벽도 만들고,
정상부에는 아슬아슬하게 바위도 쌓아놓고,
또 요기조기 올망졸망 기암괴석을 잘 배치해 둔 모양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지나가다 보니, 여기저기 재미있게 생긴 바위가 많다....
자료에 의하면 5형제바위, 공룡바위, 칼바위, 말등바위, 장군 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등 이름이 있다는데...
표시가 없으니 하나도 모르겠다.

40여명의 인원을 풀어 놓으니
어느 쪽으로 보아도 친구들이다.
적당히 땀이나고, 짓푸르게 생명력이 넘쳐오르는 초여름에
난생처음 와보는 홍성땅의 낮으막한 산중턱의 좁은 공간에
이리 많은 친구들과 함께 있음이 요즘 흔치 않은 즐거움이 아닐까?  
 

능선을 휘휘돌고, 바위 위에 올라  사진도 찍어가면서,
악귀봉, 노적봉 높이에 비해 그럴듯한 이름을 가진 봉우리를 몇 개 지난다.

그럭저럭 정상에 오르니, 쉬지도 않고 내려간단다.
그것도 제일 빠른길로..

그래도 하는 수 없다.
우리 나이에는 대세를 따르는 게 상책이다.

 

 

 

용봉사 옆으로 산길을 접어드니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 보이는 악귀봉 모습

 

 

 

 

 

병풍바위와 암릉

391m 높이의 산세가 이리 거창할 수가 있을까?

 

 

산 전체가 암봉이고, 곳곳에 기암괴석이다.

 

 

 

 

 

 

 

 

노적봉을 지나

 

 용봉산 정상에 도착

 

 

 

다들 바위 이름이 있다는데...

누가 표시라도 좀 해주면...

 

 

 

 

 

 

 

과연 충남의 금강산이로다

아니 한강이남의 금강산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산길

 

 


5. 안면도에 사는 친구네 농장으로...

 

산행을 마치고 나니,
계획대로 안면도에 있는 친구네 농장으로 놀러 간단다.
버스로 또 1시간을 간다.

 

안면도에 사는 친구는
잘은 모르지만 월남전 참전용사다.
그것도 안전한 곳에 있다가 귀국한 것도 아니고, 죽고 다치는 전투에도 참가한...
그런데, 서울도 아니고 어떻게 고향에서 한참 떨어진 이곳에 살게 되었을까?.

 

농장에 도착하니
가족들이 나와 우럭회, 산낙지, 찌짐 등등 상다리가 휘게 차려 놓고 우리를 반긴다.
하기야 이리 먼곳에 친구들이 40여명이나 찾아오는게 처음이 아닐까?
나라도 반갑겠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딱 맞는 말이구나...

 

오고가는 술잔, 푸짐한 먹거리도 좋았겠지만
그보다는 아마  악수하는 손에서 느끼는 친구의 체온과
따사한 눈길로 주고받는 우정이 더 반갑고 좋았으리라.

 

 

짧은 산행을 마치고 친구가 사는 안면도로...

시골길을 트럭을 타고...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있어 멀리서 찿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아니한가

딱 맞는 말이구나...

 


6. 추억속의 서해 바다

 

농장 바로 옆은 안면도 서해안 바닷가이다.
아직 해가 한참 있는데도 바다나 하늘이나 잿빛이다.

 

해가지는 서쪽, 잿빛 하늘, 뿌옇고 탁한 물빛, 잔잔한 파도, 옅은 수심...
같은 바다인데도  동해와 서해는 참 많이 다르구나.

 

바닷가에 나오니 다들 조용하게 물빠진 모래개펄을 밟아본다.
술을 한참이나 했는데도 큰 소리로 떠들거나 껄껄대고 웃는 모습은 없다.
저마다 무슨 추억을 되살리는 듯 눈들이 과거속으로 찾아 들어가는 듯 깊고 아련한 모습이다.

 

그래 맞어.., 서해는 추억과 회귀가 어울려...
동해는 꿈과 탈출이 어울리듯이...

 

나도 엣날에 안면도에 한번 온적이 있다.
신혼때 집사람과 같이 왔는데 왜 왔는지는 모르겠다.
오늘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때의 추억을 되살려 봤으면 좋았을 텐데...

 

요즘은 무엇을 생각하나, 무슨 일을 하나
그 끄터머리에는 꼭 가족으로 회귀한다.
오늘 같은 서해 바닷가가 아닌 곳에서도..

 

 

 

안면도앞 서해 바닷가..

 

 

추억에 적어서, 그리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며...

 

 


인물 사진 (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