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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기

[스페인] 코르도바 (Cordoba)

by PEOPLE2NATURE 2025. 1. 28.

스페인 여행기(7) : 코르도바 (Cordoba)


코르도바 개관

 

코르도바(Cordoba)는 기원전에는 로마의 변방이었으며, 6세기에 게르만족의 서고트에게 점령당하고,

8세기에는 이슬람 세력이 들어왔다.
756년 압브드 알 라흐만 1세가 세운 후기 우마이야 왕조(옛날에 옴마야라고 했던)의 수도가 된 후부터

크게 발전하여 수 백년간 유럽과 북아프리카 이슬람 왕국의 중심지가 된다.

10세기의 압브드 알 라흐만 3세 시대에는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로 번영한다.  

요즘으로 치면 뉴욕과 런던을 합친 정도의 세계적 도시이었다.

주택 20만 호, 이슬람 사원 600여 곳에 이르렀으며, 도서관 장서가 40만권이 되고 학문이 발전하여

이후 유럽의 스콜라 철학이나 르네상스의 기초를 이룬다.

그러나, 1236년 카스티야의 페르난도 3세에게 점령당한 후 우마이야 왕조는 퇴락하게 되고,

계속되는 가톨릭의 국토회복 운동으로 이슬람교도들이 밀려나자 코르도바도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

코르도바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도시로써 도시 곳곳에 중세의 번영했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으며,

특히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가 융합한 문화가 특징이다. 코르도바의 구시가지는 세계유산목록에 등록되어 있다.


주요 추천 여행지 (굵은 글씨는 이번에 답사한 곳)

★ 메스키타(이슬람 사원)
★ 유대인 마을과 꽃의 골목
★ 로마교
☆ 알카사르

☆ 포트로 광장
☆ 주립미술관


화려했던 코르도바.. 그리고 역사적 가정

 

여행에서 돌아와서 읽은 최근(2010.4) 발간된 <신의 용광로>라는 책의 서평에 코르도바와 관련된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일부 발췌한다.

"이베리아 반도에 진출한 이슬람과 유럽의 기독교 문명이 처음으로 자웅을 겨뤘던 732년 10월 푸아티에 전투의 결과가 뒤바뀌었으면 유럽사의 흐름은 어떻게 변했을까...
프랑크 왕국의 카를 마르텔이 이끌던 기독교군이 당시 막강했던 코르도바의 아브드 알 라흐만의 사라센군
힘겹게 승리한 결과 현재의 유럽역사가 되었을지 모른다.
서양사에서 삼국지의 적벽대전에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이 전투에서 만일 기독교 군이 패배했더라면 무슬림 제국의 세계통일이 이루어지고 지금쯤 옥스퍼드대학에서는 코란의 번역본을 가르칠 것이고, 선교사들은 마호메트의 신성함과 진리를 증명하고 있을 것이다"

그저 안달루시아의 큰 도시중의 하나로만 알았던 코르도바의 전성기 때의 위용과 이슬람 세력의 세계사적 영향력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유적지인 메스키타를 중심으로 몇 곳을 답사하였다.
알카사르는 그라나다와 톨레도에서 유사한 곳을 답사하므로 짧은 일정상 제외한 모양이다.


로마교(Puente Romano Bridge)와 칼라오라 탑 (Torre de la Calahorra)

 

로마교는 메스키타 앞 과달키비르 강에 놓인 다리로, 2,000년전 로마 지배당시에 세웠던 것을 이후 여러번
재건축한 것이다. 모두 16개의 아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길이는 223m이다.

다리 남단 에 세워진 칼라오라(Calahorra) 탑은 14세기 이슬람 왕궁 유적지에 건설된 알카사르(alcazar)의
성벽 일부라고 한다.

 

2000년 전부터 메스키타 앞에 있었던 로마교 - 현재는 복원된 다리 

 

로마교와 칼라오라 탑


칼라오라 탑은 로마교를 지키기 위해 알 카사르 메스키타 남쪽 강을 따라 세워졌던 성벽의 일부이다.

 

과달키비르 강에서 바라본 메스키타와 코르도바의 구시가지

 

 

 

 

다리 중앙에 서있는 라파엘 천사상

 

 

 

 

메스키타가 있는 유적지로 들어가면서 만나는 탑


메스키타 (Mezquita, 이슬람 사원)

 

메스키타(Mezquita)란 스페인어로 모스크(이슬람교 사원)란 뜻이다.
코르도바는 서칼리프국의 수도로서, 아바스 왕조의 동칼리프국 수도 바그다드와 더불어

사라센제국이라는 양대 중심지였으므로, 그당시 코르도바에는 모스크가 많았으나,
현재 까지 남아있는 곳 중 가장 큰 곳이 오늘 답사하는 코르도바의 상징이 라고 할 수 있는
과달키비르강 연안의 메스키타이다.

 

최초에는 이곳에 서고트왕국의 교회가 있었으나, 이 자리에 후기 우마이야 왕조를 세운 아브드 알라흐만 1세가
바그다드의 모스크에 뒤지지 않는 규모의 사원을 만들고자 785년부터 메스키타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이슬람의 역대 왕들이 증축과 개축을 계속하여 10세기 말에는 동시에 6만 명이 함께 예배를 볼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

이후 페르난도가 이끄는 기독교도가 코르도바를 점령한 후에는 이 메스키타의 일부를 허물었고,
카를로스 5세 때에는 사원 안에 르네상스 양식의 예배당을 지었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도가 한 곳에 동거하는 사원이 되었다.

사원은 카톨릭 예배당이 들어선 후 본래의 이슬람 양식이 일부 변형되기도 했으나,
오렌지 중정(Patio de los Naranjos), 사원 내부의 기둥이나 골격은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다. 

 

 

메스키타와 오렌지 중정 (Patio de los Naranjos)


오렌지 중정은 다른 곳의 이슬람 사원에도 흔히 있는데, 오렌지는 평화와 화해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손발을 씻는 곳이다.
참고로, 이슬람 사원의 특징으로 탑, 정원, 예배당이 있다.
그리고 정원에는 4가지 성스러운 나무인 올리브, 야자수, 오렌지, 사이프러스 나무를 심는다.  

 

 

메스키타의 첨탑인 미나레트


오렌지 중정에서 위로 보면 미나레트 라고 불리는 높은 첨탑이 보인다.

 

미나레트는 본래 사막에서의 "등대" 역할을 하는 모스크의 일부이다.

 

 

 

 

종려의 문(Puerta de las Palmas)


종려의 문을 통해 사원 안으로 들어간다.

이 문은 메스키타를 카톨릭 교회로 개조할 때도 부수지 않고 보존하였다.

 

 

메스키타 내부의 수많은 원주의 숲.


메스키타(Mezquita)안으로 들어가면 우선 적백색의  수많은 아치와 원주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래해 진다.
원래는 1013개의 기둥이 있었으나 사원내에 가톨릭 성당을 만들면서
많은 기둥을 헐어내어 현재는 856개의 기둥만 남아있다고 한다.

 

 

말발굽 모양의 적백 문양의 원주


이러한 2층 아치의 적백문양 양식은 서고트족으로부터 도입했다고 하며
중량을 분산시킴으로서 면적을 넓히고 천정을 높히는데 적합하다고 한다.
아치부분은 흰색 대리석과 붉은 벽돌로 교대로 짜맞춘 모습이 특이하며
원주들은 줄무늬 석영, 벽옥, 대리석, 화강암 등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튼튼한 기둥 모양


위 기둥은 여러 가지 재료가 쓰인 것 같다 (일부는 재활용 ?).
여하간 메스키타의 원주들은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요즘으로 치면 내진구조)
강한 돌과 연한 돌을 섞어 넣어 서로 완충작용을 하게 했다고 한다.
(알람브라 궁전에서는 납을 기둥 사이에 넣어 완충작용을 함).
그래서 그런지, 새롭게 건축한 기독교 예배당 부분은 대지진때 많이 무너졌는데
더 오래전에 지은 이슬람사원 쪽은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슬람의 높은 기술력에 감탄한다.

 

 

이슬람 사원 부분


원주들을 따라 가보면 안쪽에 이슬람 제단에 해당하는 미흐랍(mihrab)이 있다.
이 주변은 원래의 모스크의 모습이 대체로 남아 있다.
모스크의 내부공간은 대체로 매우 넓다.
이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같은 방향(메카 방향)으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슬람 제단인 미흐랍(mihrab)


미흐랍(mihrab)은 꽃과 나무 무늬로 된 아라베스크 양식의 모자이크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미흐랍은 정확하게 메카를 향한다.

 

 천정의 정교한 기하학적 무늬와 모자이크


 일부는 비잔틴 제국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이슬람과 가톨릭 문화의 혼합


사원 곳곳에 두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아름다운 공존이라고 해야 할지?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라고 해야 할지?
내 느낌은 후자 쪽이다.

 

 

 

사원 내부 중앙에 있는 카톨릭 성당


16세기에 완성한 고딕 양식의 예배당이다.
이 부분은 스페인의 카를로스 5세 당시 카톨릭 성직자들이 왕를 설득하여

아치형 기둥의 일부를 헐고 그 자리에 예배당을 지음으로써
이슬람에 대한 기독교의 승리를 보이고자 했는데, 완공 후 이 곳을 둘러본 왕은 실망한 나머지
“어디에도 없는 것을 부수고, 어디에나 있는 것을 지었다”며 한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슬람과 기독교의 예배당이 한 자리에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 어디에도 없는" 건축물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제대 윗 부분

 

이 성당의 일부는 베드로 성당을 본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문양으로 석고세공된 화사한 장식의 돔

파이프 오르간

 

 

 

 

성체현시대 (聖體顯示臺)


대성당 안에는 많은 보물들이 보였으나, 그 중에 성체현시대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것은 엔리케 아르페(Enrique de Arfe)라는 사람이 1510년~1517년에 만든 것이라고 한다..


유대인 마을과 꽃의 골목 (La Juderia y Calleja de las Flores)

 

메스키타 사원 북측과 연결되는 미로같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과거 유대인 들이 살던 마을이 나온다.
유대인 들은 이슬람 제국이 몰락한 후 추방령에 따라 이슬람 교도들과 함께 이 마을을 떠났다.

유대인 마을의 일부 좁은 골목에는 하얀 벽 면과 창문에 가지각색의 화분과 꽃으로 장식하고 집들이 많은데
이 골목을 "꽃의 골목"이라고도 부른다.

 

유대인 마을


메스키타 종탑 바로 앞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유대인 마을이 나온다.

 

유대인 마을에서 본 미나레트

 

꽃의 골목
골목에는 집집마다 하얀 회벽과 발코니에 예쁜 꽃을 걸어 장식해 놓고 있다.

 

 

이슬람 시대의 작은 시장터였던 곳
잘 가꾼 나무와 기도전에 손을 씼는 샘이 있는 중정도 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를 이루는 성벽

 

 

코르도바는 오랜 역사동안 유대교, 이슬람, 카톨릭이 혼재했던 곳이라
여러 용도록 쓰인 건물 같아 보인다.

 

 

코르도바 출신의 네로 황제 스승 "세네카"


코르도바에는 로마 철학자 Seneca, 아라비아 철학자 Averroes, 유대인 철학자 Maimonides의 기념비가 있다.
그 중 세네카는 기원전 로마 식민지 시절 코르도바 출신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로서 네로황제의 스승이 되어 황제의 총애를 받으며 영화를 누리다가
나중에는 황제의 의심을 받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역사적 기념물인 동상에 울타리 하나 없이
방치되다시피 되고 있다. 유적지가 너무 많은 것도 탈인가?


알 카사르

메스키타 남쪽 강을 따라 서 있는 성으로, 1328년 알폰소 1세가 건립했다.

카톨릭의 이사벨과 페르난도 두 국왕이 이슬람 그라나다의 왕을 사로잡아 투옥시킨 곳이며,
콜럼버스가 첫 항해를 떠날 때 두 왕을 알현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로마 시대 의 발굴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몇 개의 방과 정원, 지하의 목욕탕, 3개의 탑 등이 남아 있다.
이번 여행에는 아쉽게도 들리지 못하였다.


톨레도로 이동

스페인의 유명한 맥주를 광고한다는 투우 소의 선전물
아무런 문구나 표시도 없다.

 

 

평화롭고 드넓은 평원, 청명한 하늘과 따가운 햇살
스페인의 면적은 남한의 약 5배이고 인구는 남한보다 조금 작다 (약 4,000만)

그러나 경작가능한 평지만으로 본다면 우리 면적보다 훨씬 더 넓고 인구밀도는 말할 나위없이 적다.

 

이런 땅에 경작하는 것은 손이 거의 안가는 올리브 나무가 주종이다.

 

돈키호테가 있는 스페인.. 풍차마을


차창으로 보니 풍차마을을 지난다.

깨진 투구와 찢어진 갑옷 차림의 돈키호테가 애마 "로시난테"를 타고
거인으로 착각한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넓은 국토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스페인
플라멩코와 투우, 카르멘과 돈후안, 그리고 돈키호테...
가우디와 피카소, 고야와 엘 그레코
이슬람과 기독교가 혼재한 문화
스페인은 유럽 속에서도 조금은 특이한 나라다.
그 중에서도 가장 스페인적인 요소가 많은 안달루시아 지방...
이제 사라센 제국의 수도였던 코르도바를 뒤로하고 톨레도 왕국의 수도였던 톨레도로 향한다. 

 

 

스페인 여행기 (6) 세비야 편 Link

스페인 여행기 (8) 톨레도 편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