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치악산 남대봉(1,182m) 강원 원주시/횡성군, 국립공원, 산림청선정 100대 명산
산행일자 :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참가자 : 재경 경맥산악회 (총 25명)
날씨 : 맑음
참고 산행로 개념도
다른 참고자료 : 아래에서 "산행정보" 강원지역 "치악산"을 찾으면 유용한 지도와 산행정보가 더 있습니다.
산행코스
금대리 ~ 영원사 ~ 남대봉(1,182m) ~ 상원사 ~ 성남통제소구간별 산행시간
금대리 -20분- 국립공원 금대분소 -35분- 영원사 -1시간 30분- 주능선 -15분- 전망대 -5분- 남대봉(1,182m) -15분- 상원사/영원사 갈림길 -7분- 상원사 -1시간 10분- 성남산행로 입구 -30분- 성남통제소순 산행 시간 : 약 5시간
산행 메모 및 사진
"고통스러운 冬眠을 마친 개구리가 무대에 복귀하는 驚蟄도 열흘이 지난 날입니다..
‘얼어붙은 대지를 깨우는 司祭’, 만물의 蘇生을 알리는 傳令에게 바치는 고대 인도 經典의 찬사이지요.
3월 들어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갑자기 내리는 눈발에 “2월 바람에 큰 독 얼어 터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죽는다”는 옛말이 실감납니다.
봄이 오는 길목, 장쾌한 치악산맥을 보기 위해 치악산의 남쪽 봉우리 남대봉 (1,182m)으로 갑니다.
남북 14km에 걸쳐 1,000m 이상의 고봉들이 늘어선 거대한 산줄기에 올라 물러가는 겨울을 환송하고,
상원사에 들러 피투성이가 되어 보은한 꿩의 전설을 찾고자 합니다. "
(산행대장의 산행 안내문 중에서)
몇 주만에 동문산악회를 따라 외지로 나갔다.
원주 치악산의 제2봉 남대봉 산행이다.
08:00 경 모임 장소인 강변역에 나가니 25명이 모였다.
근래들어 적은 인원이다. 날씨도 좋고 산행지도 명산인데 웬일일까?
10시 경에 들머리인 금대리 금대1교 근처에서 내려 시멘트도로를 따라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로 올라간다.
차로를 따라 20여분을 걸어가는데,
길옆 개울에는 눈녹은 물이 졸졸 흐르고, 눈을 들어 위를 보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 맑은 하늘, 그리고 물가의 정자같은 집
내가 좋아하는 풍경의 구색이 맞는다.
보통의 명산은 한참 산속으로 들어가야 멋진 자태를 보여주는데 치악산은 성미가 급한지 바로 명산 내색을 한다.
금대1교 지나 바로 나타나는 명산의 자태
10:25 국림공원 금대분소
널찍한 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도를 보던 중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머얼리 산마루에 흰눈 모자를 덮어쓴 치악의 하늘금이 보든 이의 시선을 빼았는다.
아니 춘삼월 중순에 눈이 저리 쌓여 있다고?
저기를 올라가면 무엇이 있을꼬? 혹시 산능선을 뒤덮은 눈�이나 상고대 ?
그 곳에서 곧 보게될 광경을 머리에 떠올리니 갑자기 가슴이 시원해지고 맥박이 뛴다.
금대 분소에서 올려다본 치악산 능선...
'산할아버지 눈꽃모자 썼네. 나비같이 훨훨 날아서
살금살금 다가가서 눈꽃모자 벗겨오지"
금대분소를 지나자마자 이내 계곡길로 접어든다.
바위가 많은 계곡길에 이름 모를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적당한 기온에 신선한 공기가 폐로 들어온다.
11:00 ~ 11:00 영원사 (금대야영장 2.4km, 상원사 2.8km)
영원사에 잠깐 들리고 나서 바로 출발. 길이 외길이어서 지도나 이정표도 필요 없다.
영원사
영원사부터 주능선까지 1시간 반쯤은 쉼없는 오르막.
그리 된비알을 아니라지만 한번쯤 숨돌릴 평지길도 없다.
산행로를 따라가는 계곡길에는 설악산 등에서 볼 수 있는 나무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개울에는 간간히 눈녹은 물 흐르는 소리로 봄이 왔음을 확인한다.
한참을 오르는데 위에서 들리는 여인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봄은 여자의 계절? 밝고 즐거운 표정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영원골 계곡을 따라 오른다
70대의 노선배님이 선두를 서고
한참을 오르니 땀이 흐르고 숨이 차온다.
힘이 들어 베타 엔돌핀이 생성될때 쯤 해서 이제사 가파른 오르막이 고개를 숙인다.
12:41 주능선 (영원사 2.3, 금대야영장 4.3, 상원사 0.5, 비로봉 11.0)
오르막이 끝나고 주능선에 오르니, 주변 숲이 트이고 하늘이 열린다.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가지마다 피어난 화사한 색깔의 눈꽃 향연...
아까 아래에서 보았던 정상부의 눈 고깔이다.
특히,
눈꽃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 영롱한 모습이다.
3월 중순에 만나는 설화...
이것은 한 겨울의 만남과 또 다른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이 겨울의 마지막 눈꽃 Farewell 향연
차마 떠나지 못하고 겨우 매달려 있던 겨울이 우리를 보자
후두둑 눈꽃을 뿌리고 손을 흔드네...
12:56 아들바위 전망대
능선을 따라 남대봉으로 가다가 잠시 좌측으로 난 전망대로 가니 사람얼굴 같이 생긴 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가 지도에 있는 아들바위인가?
이름이 뭐든 특이하게 생긴 바위다.
저 멀리 사람사는 마을을 그리워하며 응시하고 있는
사람 얼굴같은 바위... '얼굴 바위'라고 하면 좋겠는데
'아들바위'인지 이름을 잘 모르겠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 주변에도 나무에 설화가 피었다.
따뜻한 봄볕만 비치지 않고 주변 풍경만 본다면 아직 한 겨울로 착각할 정도다
갑지기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 세찬 바람이 아닌데로 눈꽃이 후두둑 떨어진다.
아무 힘없이 바람에 날려 우리 얼굴로 날아든다.
마치 우리가 올 때까지 안간힘을 쓰며 달려 있었던 것 처럼...
"마지막 눈꽃'에서 "마지막 잎새"를 연상해 본다.
살랑살랑 부는 봄 바람에 시나브로 눈꽃을 날려버리더니
정상에 들렀다가 점심식사하고 내려 오면서 보니 눈꽃이 거의 다떨어졌다.
남대봉 정상부의 마지막 눈꽃
13:03 ~ 14:40 남대봉(1,181m)
드디어 남대봉 정상에 도착...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와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마침 경방기간이라 향로봉으로 가는 길은 출입금지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웅장한 산세를 바라보며 향로봉까지라도 가보려고 했는데...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룬다.
드디어 남대봉... 치악산 제2봉 1182m 봉우리에 정상석은 없고
산불감시초소를 지키는 덩치큰 견공은 벌러덩 누어 화사한 봄볕을 즐긴다.
남대봉 정상에서는 탁트인 전망이 일품이어서 치악산의 진면목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동쪽에서 남쪽으로 이어는 주변산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동남쪽에는 원주/영월경계의 매봉산(1,095m), 조금 더 아래쪽으로 멀리 보면 원주/제천 경계의 감악산(945m)이 보이고
눈을 돌려 남서쪽으로 보면 원주/제천의 백운산(1,087m)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의 산세는 밋밋하고 평온한 오습이다.
1,181m 고지에서 내려다 보는 산세인데도 어느 한 곳 삐쭉삐쭉 솟아오른 봉우리도 없다.
도회지 여인처럼 특별히 아름답게 치장한 모습도 없고, 그저 질박힌 시골 아낙네 같은 펑퍼짐하고 정감나는 모습이다.
동남쪽의 매봉산 (1,095m)
매봉산에서 남쪽아래로 뻗어내린 감악산(사진 중앙부, 945m)
남서쪽의 백운산 (1,087m)
통제소의 허락을 받고 향로봉 쪽으로 20여m 가서 왼쪽 오솔길로 가면 조망이 더 좋은 전망대가 있다.
주능선에서 향로봉 쪽으로 뻗어가는 능선봉들을 볼수 있고,
골짜기 아래를 내려다 보면 군데군데 남아있는 잔설이 정갈한 초봄의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자라목 빼듯이 고개를 앞쪽으로 쭉 빼서 오른쪽 능선을 보면 나무가지 저 넘어로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이 눈에 들어온다.
향로봉 쪽으로 장쾌하게 뻗어가는 치악산 주능선
오늘은 입산통제...
저 멀리 뾰족한 봉우리가 비로봉인가?
옹기종기 둘러앉아 점심식사
분위기에 딱 맞는 '산장의 여인' 하모니카 연주에 넋을 잃고
오늘의 막내 후배 동문
14:40 하산
걸음이 느린 후미까지 기다리고, 점심식사까지 하다보니 정상에 머문 시간이 1시간 반이 넘었다.
그래도 삼삼오오 모여서 먹는 점심, 땀흘린 후에 마시는 막거리 한잔...
이 또한 산행의 일부다.
성남쪽으로 10 여분 내려가면 상원사/영원사 갈림길이 나오고,
상원사에 올라가기 직전 골짜기에서 펼쳐지는 조망이 또한 일품이다.
매봉산쪽으로 훤히 트인 전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산사면과 그 위의 매봉산과 감악봉을 잇는 스카이라인이 볼만하다.
가을철 단풍때면 더 볼만 하겠다.
15:00~15:10 상원사
상원사는 오대산 상원사가 유명하지만, 치악산의 상원사도 보은의 꿩 전설로 유명하다.
상원사 범종..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상원사 대웅전
상원사를 지나면 이제는 본격적인 하산길.
도로길까지 포함하면 1시간 반이 더 걸리는 꽤 긴 하산로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으니 걱정마시라.
오히려 이제부터가 제대로 산행의 잔 재미를 느낄수 있는 길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는 계곡길을 걸으며,
나무도 보고 풀 향기도 맡으면서, 그리고 흐르는 물소리, 산새소리도 들으며
그야말로 유유자적,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길이다.
응달진 곳에는 얼어붙은 계곡
곳곳에 소와 담, 그리고 층층히 흘러내리는 아담한 폭포
남대봉 하산길에는 크고 작은 소와 담이 많아 오며가며 탁족하기 딱 좋다.
한여름 뙤약볕에 땀 깨나 흘렸다면 시원한 물속으로 머래채로 푹 담가도 큰게 나무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크지는 앉지만 여러 곳으로 물줄기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모습이 꽤 다채롭다.
흩어지고 또 모이는 시원한 물줄기
드디어 성남지구 입구로 하산
16:20 성남 산행로 입구 안내판(남대봉3.3, 상원사 2.6, 성남입구 2.6)
성남 산행로 입구에서 등산 안내판을 난나고 도로가 시작된다.
다 왔난 싶더니 도로로 또 한참을 간다..
소형차는 들어오는데 대형 버스는 출입금지란다.
16:55 성남 통제소 도착 (하산 완료)
그리고 온통 만발한 설화와 상고대가 유명한 한겨울철이 치악산 산행의 적기라는데...
명산은 언제 가도 또 어느쪽에서 가도 명산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왔다.
특히, 며칠전 조금 내린 이 겨울 마지막 눈으로 정상부에는 설화가 꽤 아름답게 남아 있었고,
하산길에 산자락 아래쪽까지 길게 계속되는 계곡에는 흔치 않은 운치와 여유로움이 있었다.
사람이 바쁘지 산이야 항상 거기 있으니 다음 기회로 미루자.
지구온난화의 영향인가?
참고 지도 및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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